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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와 교회

‘금요기도회’라는 오래된 액자, 새롭게 사용하기

2019년 07월 유성택 목사_ 목동 대흥교회

오래된 액자 같은 금요기도회

우리 가족은 딸, 아들, 딸, 아내 그리고 나까지 5명이다. 10여 년 전 첫째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 온 가족이 함께 찍었던 사진을 크게 인화해서 액자에 담고 싶어 액자를 검색했다. 제일 많이 검색되고 판매되는 액자 사이즈가 42×60cm으로, 가격은 63,200원이다. 물론 조금 싼 액자도 있었다. 다만 ‘오래된 액자’였다. 디자인과 재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고민을 하다 결국 세련된 63,200원짜리 ‘요즘 액자’를 골랐다.

교회도 자기 교회만의 사역의 액자가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금요기도회’는 오래된 액자 같은 것이다. 기도 생활을 사모하는 성도라면 여전히 금요기도회라는 액자가 필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기도의 중요성을 절박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시간을 순모임, 다락방과 같은 소그룹 모임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시대는 바뀌었다. 그리고 많은 교인이 바쁜 사회생활로 금요기도회에 대한 기대감을 잃었다. 금요일 저녁 예배당에 모인 숫자는 전체 교인의 10%도 안 된다. 더구나 모인 사람 가운데 다음 세대는 찾아볼 수 없다. 금요기도회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들이 쏟아지고 있다.


금요기도회에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성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요기도회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래된 액자 같아서 촌스러워 보이는 금요기도회이지만, 그 시간이 교회에 끼쳤던 유익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대흥교회는 71년 된 교회다. 목동 구시가지 좁은 골목 사이, 잘 보이지 않는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다. 6년 전 10대 담임목사로 교회에 부임해 받은 첫인상은 ‘외딴 섬’이었다. 교회가 골목 안에 있다 보니 찾아오는 사람이 없고, 긴 역사 가운데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며 남을 사람만 남은 고인 물과 같았다. 그래서 영적 변화가 필요했다. 무엇을 제일 먼저 시작할까 기도하던 중 손을 댄 사역이 ‘금요기도회’였다. 

부임 초기 400명 교인 가운데 10%인 40명이 기도회에 참석했다. 젊은이는 없고 노년의 성도들만 참석했다. 8시에 찬양을 시작해서 9시쯤 설교가 끝난 후, 기도제목 한두 가지를 나누기 시작하면 뒤에 앉아 있던 교인들이 슬금슬금 밖으로 나갔다. 

그랬던 금요기도회가 지금은 바뀌었다. 현재는 전체 출석 교인도 700명으로 늘었고, 여기에 금요기도회에 참석하는 숫자도 120명으로 늘어 20% 가까운 참석률을 보인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다. 집회 시간도 늘었다. 8시에 모여 찬양을 시작해 설교와 기도회가 끝나면 10시 30분이 되는데, 모두들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 

교인들은 ‘우리 교회의 금요기도회가 은혜롭다’라는 자부심을 갖는다. ‘금요기도회가 계속 진행돼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하는 시대에, 인적 인프라가 풍성한 대형 교회가 아닌 골목길 오래된 전통 교회에서 일어나는 이 같은 현상은 대흥교회에 어떤 유익을 줬을까?


금요기도회가 교회에 주는 7가지 유익 

첫째, 영적 유니티(unity)를 경험하는 장이 된다.

교인들 간에 ‘한 교인’이란 인식은 같은 말씀, 같은 찬양, 같은 기도를 올릴 때 형성된다. 그저 얼굴과 이름을 안다고 해서 한 교인이 아니다. 그 정도는 직장에서도 가능하다. 적어도 우린 영적 공동체다.

그런 의미에서 금요기도회는 ‘영적 유니티’(Unity)를 경험하게 만든다. 같은 찬양을 부르고 같은 기도문을 읽을 때 ‘우리는 하나’라는 영적 유니티를 느끼게 된다. 공동기도문을 함께 낭독하고 오른손을 들어서 ‘아멘’이라고 외칠 때 하나로 결속됨을 느낀다. 

물론 매주 새롭고 훌륭한 기도문을 작성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기도문은 중보기도 팀에서 활용하고, 주보의 기도란에 기록되고, 대표기도자가 활용함으로 영적 유니티를 온 성도가 경험하게 한다. 그 시작이 바로 금요기도회다. 


둘째, 새로운 찬양을 배우는 장이다.

찬양 인도자들이 찬양 인도를 준비하며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새로운 찬양을 선곡할 것이냐 말 것이냐?’이다. 아무리 은혜롭더라도 새로운 찬양곡이라면 은혜를 끼치기 어렵다. 주일예배 찬양 시간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차례 반복하거나 곡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찬양은 그림의 떡과 같았다.

그렇다고 새로운 찬양을 무조건 배제할 것인가? 그러기엔 새롭고 은혜로운 찬양이 너무 많다. 찬양 문화에 앞서가는 교회가 새롭고 은혜로운 찬양을 통해 눈물 흘리며 결단하는 사이 대흥교회는 새 찬양의 사각지대에 빠졌다. 

그런데 금요기도회는 새 찬양을 부르고 배우는 데 유용한 장이 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부를 수 있고, 곡과 가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기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익숙해진 새 찬양이 주일예배로까지 이어져 ‘새 노래로 주님을 찬양하라’는 시편의 도전에 부합한 교회가 된다. 

그렇기에 교회는 금요기도회에 더 많은 집중과 인적, 재정적 투자를 해야 한다. 좋은 찬양팀을 만들기 위해서 인재를 발굴하고, 음악의 수준, 방송 자막 및 음향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재정적 투자도 해야 한다. 각 교회가 인도하는 금요기도회가 여느 찬양 선교단의 찬양집회에 버금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셋째, 교회 사역을 알려 주는 광고판이다.

금요기도회는 현재 교회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 주는 광고판과 같다. 주일에 아무리 힘을 줘서 광고를 해도 성도들은 다 기억하지 못한다. 농담처럼 하는 말 가운데 ‘광야 생활 중 홍해를 못 건넌 이유가 모세의 광고를 듣지 못해서’라고 하지 않았는가?

교회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이 금요기도회다. 그렇다고 대놓고 광고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이번 주, 이번 달 교회가 진행하는 일을 놓고 기도한다. 단지 사실만 알려 주는 것이 아니다. 영적인 의미까지 담아서 기도제목을 주니, 성도들은 그 사역을 왜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일을 놓고 부르짖어 기도하니, 이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금요기도회를 통해 교회가 어떤 사역에 힘을 쏟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다. 인위적인 광고가 아닌 기도를 통해서 말이다.


넷째, 다음 세대와 함께하는 장이다.

대흥교회 금요기도회는 다음 세대와 어우러진다. 찬양 인도는 청년부에서 담당한다. 청년들의 참석률이 자연스럽게 올라가 현재 총 참석 인원의 25%에 달한다. 안내는 로뎀공동체(30대 부부)에서 담당한다. 저절로 새로운 얼굴의 성도들이 교회 일을 감당하게 된다. 청소년부와 유·초등부는 제자훈련생들이 앞자리를 차지한다. 

물론 세대 차이로 인해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선호하는 찬양이 다르고 편곡도 다를 수 있다. 기도제목도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래서 장년 세대와 다음 세대 각각에 맞는 곡들을 넣는다. 찬송가나 전통적인 복음성가, 마커스나 제이어스 같은 찬양팀의 최신곡들도 선곡해 모두가 자발적으로 찬양과 기도에 참여하도록 한다. 

장년 세대는 다음 세대가 참여하는 것을 보며 교회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고, 다음 세대는 뜨겁게 기도함으로 신앙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다섯째, 제자훈련생의 기도훈련의 장이다.

제자훈련생들의 과제물에는 기도훈련이 있다. 개인기도, 새벽기도, 여기에 금요기도회에 필수적으로 참석하도록 한다. 제자훈련생들은 오른쪽 앞좌석에, 사역훈련생들은 가운데 앞좌석에 함께 나란히 앉게 한다. 지역 교회다 보니 1인 다역으로 주일에 서로 다른 곳에서 봉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금요기도회는 아니다. 다 같이 앉아서 기도하고 어우러질 수 있다.

매월 첫째 금요일에는 제자훈련생과 사역훈련생들의 후집회가 있다. 금요기도회를 마치면 주일예배를 위한 강단기도회를 하는데, 이때 훈련생들이 참여한다. 이후에는 훈련반끼리 모여서 담당교역자가 후집회를 15분가량 진행한다. 개별적으로 성도들이 통성기도 하는 사이에 훈련생들은 반별로 삼삼오오 모여서 뜨겁게 부르짖으며 기도하면서 더욱더 동지애를 느끼게 된다. 금요기도회는 제자훈련생들이 주목받는 자리다.


여섯째, 성도간의 친교의 장이다.

금요기도회는 친교의 장이다. 개인기도를 마친 성도들을 위해 커피와 티, 비스킷을 준비한다. 봄이 되면 예배 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교회 마당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담소를 나눈다. 주일예배 주차와 안내로 복잡한 마당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청년들과 청소년들은 집회를 마친 후 좀처럼 집으로 가려 하지 않는다. 남아서 할 이야기가 뭐 그리 많은지 늦은 시간까지 테라스에서 웃고 떠든다. 교역자들은 청소년, 청년들과 앉아서 웃어 주고 상담도 한다. 

예전 호주에 있는 힐송처치의 주중집회에 방문한 적이 있다. 2시간가량의 집회를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서 커피타임을 갖던 그들의 문화가 인상 깊었다. 그 사역을 흉내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적은 예산으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금요기도회의 프로그램이다.


일곱째,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전도의 장이다.

금요기도회를 지속할 것이냐 변형 또는 폐지할 것이냐를 고민한다면 ‘꼭 지속시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중 한 가지 이유가 ‘전도의 장’이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흥교회처럼 변화가 크게 없는 지역이라면 금요기도회는 전도의 장이 될 수 있다.

많은 성도가 교회를 찾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다. 이사를 오거나, 시험에 들었거나, 교회에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예수님을 처음 믿기로 했을 수도 있다. 주일예배에 방문하는 이들도 있지만 금요기도회는 이들과의 좋은 접촉점이 된다. 우리 교회의 영성을 보여 줄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찬양을 은혜롭게 준비해야 한다. 영상과 자막에 공을 들여야 한다. 선포되는 말씀이 따뜻하고 은혜로워야 한다. 기도제목이 문장마다 수려해야 한다. 안내와 예배 시설의 활용이 처음 오는 사람에게도 친절해야 한다. 이런 준비들이 쌓이면 금요기도회는 전도의 장이 될 수 있다. 실제 대흥교회에서는 금요기도회를 거쳐 등록한 사람들이 꽤 많다.


교회는 부르짖고 기도하는 장이 필요

좋은 액자들이 많이 보였다. 63,200원짜리 액자가 아닌 15만 원짜리 더 크고 고급스러운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구매 버튼을 누르지는 않았다. 고급스럽고 큰 것보다는 내가 넣을 가족사진과 어울리는 액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각자의 교회가 금요기도회라는 오래된 액자에 맞출 것이냐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것이냐는 각자의 몫이다. 각자의 액자, 즉 교회의 영적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다. 오래된 액자가 꼭 나쁜 액자는 아니란 사실이다. 잘 다듬고 색칠하면 새로운 사진, 곧 교회가 추구하는 영성을 담기에 손색이 전혀 없다. 또 한 가지, 교회는 부르짖어 기도하는 장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제자훈련은 성도를 균형잡힌 제자로 훈련시키는 과정이다. 말씀훈련, 예배훈련, 실천과 봉사훈련, 그리고 묵상과 부르짖는 기도를 훈련시켜야 한다. 

바라기는 이 글을 읽는 모든 교회마다 각 교회에 맞는 금요기도회를 개발해 기도가 풍성해지고, 금요기도회를 통해 기도에 열심을 품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많이 배출되길 소망한다. 



유성택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과(B.A.),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Th.M.)을 졸업하고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박사(D.min) 과정 중에 있다. 충현교회와 사랑의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겼으며, 현재는 목동 대흥교회 담임목사와 서울 CAL-NET 총무로 섬기고 있다.


Vol.237 2019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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