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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성숙한 성품과 인격으로 이끄는 리더십

2013년 03월 이정인 목사_ 대구 삼성교회


먼저 주님 앞에서 그리고 제자훈련 동역자들 앞에 무릎을 꿇는다. 기술이나 테크닉이 아닌, 성숙한 성품과 인격으로 이끄는 리더십이라는 주제를 있는 그대로 나눈다는 것은 자신의 목회 생활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며, 자칫 잘못하면 자기 자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어진 과제를 충실히 감당한다는 자세로 원고를 작성하고자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나이 60세가 된 지금까지 교회 마당을 벗어나지 않고 살아 온 목회자의 아들이자, 또 목회자로서 동료나 후배들에게 가슴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평가하고 비판하기보다 긍휼과 아량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기술이나 테크닉만이 아닌, 성숙한 성품과 인격으로 이끄는 리더십의 모습은 아래 10가지에서 잘 드러난다.

1. 성령께서 어루만지신다
현재 목회자로서의 내 삶은 성령의 치유하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청소년 시절 아버님의 목회 환경은 산, 어촌이 전부였다. 열악한 목회 환경보다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사람(교인)이었다. 아버지의 목회는 한마디로 쫓겨나는 목회였다. 그 결과, 청소년 시절 내 마음에는 지울 수 없는 분노의 감정으로 가득 채워졌다.
세월이 약이라고, 신학교에 들어가고, 교육전도사로 열심히 봉사하면서 상처는 가슴 깊이 묻혀 잊힌 채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데 목사 안수를 받기 전 한적한 장소에서 기도하며 준비하려고 무릎을 꿇는 순간, 성령께서 “너, 그런 마음으로 목회자가 되려느냐?”라고 물으며, 내 마음 상태를 환하게 주마등처럼 보여 주시는 것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참 많이 울었다. 지금도 새벽에 기도하며 나 자신을 주님 앞에 내려놓을 때마다 눈물을 쏟는다. 이것이 성령의 치유였음을 깨닫는다. 이후로 항상 나 자신을 주님 앞에 두는 갱신의 은혜가 임하게 되었다.

2. 내 허물이 항상 내 앞에 있다
시편 51장 3절에서 다윗은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라고 했다. 그의 고백처럼 나는 나 자신을 갱신의 대상이라고 여기고 생활한다. 새벽마다 기도할 때, 나 자신을 주님 앞에 두고 살펴본다. 주의 긍휼과 자비를 구하게 된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면서 주관적인 생활이 아니라, 말씀에 근거한 객관적인 생활, 곧 신행일치의 삶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갱신의 주체가 아니라 언제나 갱신의 대상이다.

3. 상식적인 생활을 한다
디모데후서 2장 15절에서 바울은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라고 했다. 나는 “상식적이기만 해도 성자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평소 동역자들에게 말해 왔다. 이런 마음가짐이 나로 하여금 상식적인 생활을 하게 하면서 점점 성숙이라는 알맹이로 삶이 채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작은 시작이 큰 열매 되게 하신 주님의 은혜를 찬양하고 감사드린다.
그럼 “무엇이 상식이냐?”고 물을 것이다. 아주 사소한 일들이다. 교회를 섬겨온 25년간 실천하고 있는 것이 있다. 성도들로부터 밥 한 그릇을 대접받으면 나 역시 꼭 대접할 기회가 왔을 때 대접한다. 성도들의 경조사에서 축의금과 부의금은 개인 돈으로 정성을 담아 드린다. 교회에서 받는 것 외에는 어떤 사역의 경우에도 사례비를 요구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생활비에 대한 의사를 표하지 않는다.
대신 부교역자들의 생활비는 현실적으로 부족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챙긴다. 교회에 쓰레기가 보이면 직접 줍는다. 내가 타는 승용차는 2,000cc급으로 한다. 담임목사 전용 주차 구역을 따로 정하지 않는다. 내 차는 직접 세차하고 관리한다. 모든 사람에게 존대어를 사용한다. 당회를 비롯해 회의를 인도할 때는 주관하는 자세가 아닌 섬김의 자세로 하고, 화를 내지 않는다.
교회당 주변의 환경을 깨끗하게 하도록 스스로 노력한다. 예를 들어 눈이 오면 교회당 주변 길을 꼭 쓸도록 한다. 직분을 세울 때 헌법대로 공정하게 세우고, 임직 시에는 어떤 조건도 만들지 않고, 믿음의 분량대로 주님께 감사하도록 지도한다 등이다.

4.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마태복음 5장 37절에서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고 하셨다. 내가 사람 관계에서 항상 적용하는 것이다. 모든 성도를 화목하게 대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휘말려들지 않겠다는 자세다. 이단의 경우가 아니면 성도들을 치리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힘들고 어려워도 끝까지 먼저 밀쳐 내지 않고, 안고 간다는 마음이다. 그러나 ‘예(YES)’와 ‘아니오(NO)’는 분명하게 말한다. 원칙을 지킨다. 목회행정은 공개적으로 한다. 약속은 할 수 있는 한 지키도록 노력한다.

5. 겸손하게 인내하고 소망을 가진다
로마서 12장 11절에서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고 했다. 어떤 한의사는 사람들에게 “자리에 눕지 말고, 부지런히 움직이라”고 말한다. 제자훈련 목회는 부지런한 것이 특징이다. 부지런하되 겸손하게 인내하며 소망을 가지는 부지런함이어야 한다. 소망을 계속 가지는 것이다.
2016년은 삼성교회 설립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내가 부임한 후, 28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2000년도에 ‘비전 2016’이라는 장기 목회 계획을 세우면서 2016년 설립 기념일에 은퇴할 것을 말해 두었다. 그런데 당회가 그 약속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나는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금 남은 목회기간을 위해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목회 경험상 게으르면 2, 3년은 금방 지나가고 마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라는 말씀을 잊지 않고, 언제나 깨어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6. 솔직하게, 당당하게, 그리고 욕먹지 말자
빌립보서 1장 20절에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라고 하셨다. 주님의 은혜와 긍휼하심을 따라 겸손하게 살기를 노력하지만 맡은 사명 앞에서 언제나 당당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교회와 성도에게 솔직하고, 욕먹지 말자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7. 자신이 평가되고 있음을 안다
마태복음 5장 14절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라고 하셨다. 설교를 할 때에 성도들은 “우리 목사님은 설교를 참 잘 한다”라고 여긴다. 그러나 성도들은 예배를 마치고 나오면서 “목사님부터 그렇게 사시지요”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3년, 5년, 10년, 20년이라는 말이 목회자들에게서 나오는 이유는 바로 숨겨질 수 없는 생활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바울 사도와 같이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고전 9:27)라는 마음으로 복음 앞에 매일 서기 위해 노력한다. 신행일치는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와 목회자에게 피해서는 안 될 필수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세월은 우리를 밝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혹 합동 교단에 속해 있는 동역자인가?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총회에 세례교인 의무금을 정직하게 내고 있는가? 교회가 많이 성장했다고 말하면서 총회 세례교인 의무금을 내는 일에는 세례교인 수를 줄여서 내고 있지는 않은가? 노회의 상회비를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내려 한다고 주위 동역자들에게 알려져 있지는 않은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시기이다.

8. 될 수 있는 대로 이름을 내지 않는다
고린도후서 6장 9절에서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는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라 하셨다. 아버님은 평소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될 수 있는 대로 이름을 내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아버님의 뜻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아마도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 일이 주님의 뜻을 이루지 못하는 거라고 여기셨나 보다. 아울러 정치적인 활동을 비롯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일이 생기면 덕이 되지 못하다고 여기셨던 것 같다.
이 교훈을 따라 원칙을 세운 것이 있다. 자연스레 어떤 직책이 주어졌을 때, 정당하고 합당한 일이면 비켜 가지 말고 받아들이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상대가 있어 경쟁이 될 경우, 반드시 양보하는 자가 되어 서로의 마음에 고통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9. 자유함이다
요한복음 8장 32절에서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하셨다. 항상 긴장 속에서 생활하는 목회 생활이지만, 복음 안에서 자유함이 있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동역자는 “기차나 승용차를 타고 목회지를 벗어나면 숨쉬기가 수월해진다”라고 말한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다. 도리어 대구를 벗어날 때보다 대구가 가까워지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고 평안하며 빨리 우리 교회와 성도들을 만나고 싶어진다. 이러한 자유함은 복음의 능력이 주는 은혜다. 목회자는 항상 복음 안에 자유로워야 한다.

10. 제자훈련 목회를 붙든다
안식년을 지내고 있는 선교사가 내게 묻는다. “제자훈련 목회와 일반 목회가 다른 것이 무엇입니까?” 여기에 대한 답을 분명하게 할 수 없다면, 다시금 원점에서 제자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기술이나 테크닉만이 아닌 복음에 합당히 반응하는 가슴과 삶으로 제자훈련 목회가 이루어져야 한다.

제자훈련은 나 자신의 인격 형성에 둘도 없는 자양분이다. 새해에도 제자훈련을 계속할 것이며, 말씀 묵상의 생활과 함께 신앙의 본질에 힘쓸 것이다. 초기에는 열심 하나로 제자훈련을 했었고, 인격의 성숙은 기능적인 면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많았다. 지금은 성령의 은혜에 의지한다. 내 삶으로 말하기를 시작한다. 이는 나의 자랑이 아니라 주님이 내게 주신 은혜의 열매다. 바울 사도의 고백처럼 오늘의 나와 섬기는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되어진 것일 뿐이다(고전 15:10).

 


이정인 목사는 총신대 대학원과 풀러신학교를 졸업했다. 대구 CAL-NET 공동팀장, HOPE 실행이사, 대신대학교 운영이사장 그리고 삼성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Vol.167 201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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