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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첫 번째 고비 함께 넘기

2016년 01월 김준학 목사_ 서울반석교회

“공부하기 힘들지?”
“정신이 없네요. 걱정도 되고, 집중도 잘 안 돼요.”
고3은 참 특별하다. 아니 그들에게는 누구나 특별한 대접을 해 준다. 이는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고3학생들은 예배를 제외한 모든 사역과 활동에서 제외시켜 준다. 그렇지만 그런 엄청난 특혜는 오히려 독이 돼 고3의 신앙은 점점 나약해져 예배자가 아닌 공부 기계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적, 학벌 지상주의가 고3을 비롯한 10대 청소년들을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 고3을 어떻게 사랑으로 양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고3이 인생의 끝이 아닌데, 왜 우리는 고3을 마치 세상의 끝을 달리는 것처럼 대우하는 걸까? 고3의 인생은 앞으로 창창한데 말이다.

 

불안과 허무 사이에서
고2는 선배들이 수능을 마치는 순간, 이제 자신들의 차례가 다가왔음을 알고 불안해한다. 그들은 ‘과연 1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한다. 주변 사람들이 그들을 격려하지만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들은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
그동안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아이들과 이런저런 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청소년들은 당장 하고 싶은 것이 없는데,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에서 오는 무게감이 너무 커서 그것을 버텨 내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이다. 
막상 수시와 수능이 끝나면 “다 이뤘다” 하는 안도감 또는 성취감 따위는 그들에게 없다. 그들에게 찾아오는 것은 허무함뿐이다. 이것은 입시에 성공했든지 실패했든지 상관없이 누구나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다. 이런 청소년들을 위로하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 주는 것이 바로 신앙 선배들의 몫이 아닌가 싶다. 나는 그들의 신앙 선배로서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했던 것들을 나누고자 한다.

 

어떻게 고3을 양육할 것인가?


첫째, 1년 공통으로 성경 읽기를 하라
내가 고3들에게 일 년 동안 강조하는 것은 성경 읽기다.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산다. 고3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인생의 첫 관문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극복하지 못하면, 이후 인생의 위기를 만났을 때 하나님을 잊기 쉽다. 이 때문에 교회는 고3의 마음의 문을 계속해서 열어야 한다.
나는 고등부에서 성경 읽기를 강조한다. 하루에 1장이라도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교사들에게 학생들이 성경을 읽고 있는지 확인하도록 독려한다. 물론 기특하게 성경을 잘 읽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생각처럼 성경을 읽지 않는다.
하지만 삼시세끼를 먹듯이 말씀을 먹어야 영이 죽지 않고 살 수 있다. 그렇게 읽다 보면 말씀의 능력을 경험하고, 체험 있는 신앙인으로 조금씩 세워져 간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갑자기 큰 역사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을 읽는 것은 다분히 지루한 싸움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다.

 

둘째, 겨울에는 고3 학부모를 만나라
1월이 되면 고3이 되는 학생들은 불안해한다. 주일예배를 잘 드렸던 학생들도 흔들리는 조짐이 보인다. 이 시기에 그들을 올바로 양육하지 못하면 소위 1년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다. 이때 놓친 학생은 은혜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지만, 반대로 이때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운 학생은 앞으로 만나는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을 붙잡는 신앙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래서 2016년 1월은 고3이 된 학생들에게 너무나 중요한 시간이다.
청소년들은 아무리 자기가 다 컸다고 생각해도 여전히 부모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는다. 이때 교역자 그리고 교사는 학부모와 긴밀한 연계를 해야 한다. 1년 동안 고등부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교사가 어떤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할 것인지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것이다. 사실 고3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의 신앙에서 절대적인 존재는 교역자도 교사도 아니다. 바로 학부모다.
학부모가 자녀를 주일예배에 참석시키지 않고, 학원으로 보내면 담당 교역자나 교사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사는 학부모들과 마음을 공유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를 위해 담당 교역자와 교사들이 기도하고 노력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 줘야 한다. 담당 교역자 및 교사와 학부모는 한편이 돼야 한다.

 

셋째, 봄에는 어떻게든 밖에서 만나라
사람은 인격적인 존재라 아무리 옳은 말이어도 정서적, 영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으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거부 반응을 보인다. 반면 우스갯소리를 하더라도 자신과 관계있고, 상대방이 자신과 우호적인 사람이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고3에게 관심을 보이고, 그들을 사랑한다고 강단에서 혹은 문자로 아무리 좋은 말씀을 보내고 격려해도, 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으면 그것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일 뿐이다. 주일예배 후 반별 모임 때 만나도 효과가 없다. 그래서 장소를 옮겨 밖에서 만나야 한다. 가장 좋은 장소는 학교다.
물론 학교와 학원에 매여 있는 이들을 만나 어색하고 묘한 분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것은 고3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역자와 교사를 만나는 기대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3이라고 해서 시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도 밥은 먹고 산다. 그리고 집에 가야 한다. 교문 앞에서 어색하게 햄버거를 들고 교역자 또는 교사가 학생을 기다린다면 고3 학생들도 연민의 정을 느낀다. 나이 먹은 어른이 학생들 앞에서 좀 불쌍하게 보이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자존심은 문제가 아니다.
밥 먹을 시간, 집에 갈 시간은 누구나 내야 하는 시간이다. 그때 교역자와 교사는 뻔뻔하게 곁에 있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같이 식사를 하고, 집에 같이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교회에서는 말하기 어려운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고3 학생들을 잠깐이라도 만나 초콜릿과 같은 간단한 선물을 주고 식사를 함께하면, 적어도 그들은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그 다음 학생들의 눈빛이 아주 조금씩 달라지고, 문자의 답이 ‘네’, ‘아니오’라는 단답형에서 ‘감사합니다’로 조금씩 길어진다. 물론 기존에 마음이 이미 열리고, 인격적인 관계가 형성된 친구들과는 두말할 것없이 더욱 깊이 교제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일단 그들의 마음을 열어야 나중에 뭐든 할 수가 있다.

 

넷째, 여름에는 함께 시간을 보내라
여름은 지친다.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나 지치는 계절이다. 봄에 새 학년을 맞으면서 가졌던 새로운 마음은 곧 뜨거운 햇살에 녹아 없어지고,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생각에 모든 것에 흥미와 의욕을 잃기 쉽다. 교역자와 교사는 이때도 계속해서 고3 학생들을 격려하고 만나야 한다. 특히 수련회에 반드시 참석할 수 있도록 권면해야 한다. 학생들이 핑계를 대고 수련회에 참석하지 않으려 하겠지만, 고등부에서의 마지막 수련회임을 강조하며, 먼저 수련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고3들과 함게 끝까지 수련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는 강조하지 않아도 각 교회에서 잘하고 있으리라 본다. 
내가 섬기는 고등부에서 실시한 작년 2015년 하계수련회는 쉼과 여유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나는 공부와 진로에 숨 막혀 있는 학생들에게 여유를 주고 싶었다. 예수님도 사람을 그저 일만 하는 도구로 부르지 않으시고, 사랑의 대상으로 부르셨기에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말씀도 들어오고, 깊이 생각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사들에게도 한 영혼에 온전히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수련회 프로그램이 단순해지니 교사들도 부담 없이 자연 속에서 함께 학생들과 대화하고, 교사 자신의 인생 가운데 일하신 하나님에 대해서 나눌 수 있었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마음을 나누니, 서로간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져 학생들은 집회 시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이 마음은 수련회를 마치고도 이어져 학생들은 계속해서 교사들과 마음을 나눴다. 수련회를 마친 후 어떤 고3학생들은 자신의 담임선생님 직장 근처로 놀러가서 선생님과 함께 점심도 먹고 교제도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엄청난 변화다.

 

다섯째, 가을에는 ‘자기소개서’를 도와줘라
고3들은 가을이 되면 수능 준비와 더불어 수시 준비와 지원에 혈안이 된다. 학생들이 학교생활과 내신으로 수시 지원을 할 때 그 부분을 돕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한 가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자기소개서’다. 수시 지원을 할 때 학생들이 골머리를 앓는 것 중에 하나가 자기소개서 작성이다.
학생들 스스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수시 지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 부분을 도와주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글쓰기 전문가는 아니지만 바둑이나 장기를 직접 둘 때보다 곁에서 지켜 볼 때 더 많은 길이 보이는 것처럼, 학생들이 고민해서 쓴 자기소개서를 보고 조언해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
교회에서 이런 것까지 신경 쓰는 작은 감동은 학생들을 넘어 학부모에게까지 전달된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학생의 삶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여섯째, 다시 겨울이 오면 수능이 끝난 고3을 돌봐라
11월 초 수능이 끝나면 갑자기 고3들은 긴장감이 풀어지게 된다. 그동안 고3들을 조였던 학교와 가정 모두 이들에게 수고했다는 한마디와 함께 자유를 누리도록 허락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동안 규칙적인 스케쥴의 삶에 익숙해 있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를 주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평소 고3에게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수능이 끝났으니 시간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 만나자고 해 봤자 소용 없다. 그래서 평소에 관계가 중요한 것이다. 
나는 수능이 끝나서 시간이 남아 할 일이 없다고 투덜대는(?) 고3들을 대상으로 2주간에 걸쳐 하루에 1시간 30분씩 8일간 한국 교회사 강의를 진행했다. 역사의식이 강조되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복음과 신앙이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와 신앙 선배들의 헌신으로 말미암아 전해진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우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마음과 각오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도전했다. 이 모임을 통해 학생들과 마음과 삶을 나누면서 그들을 상담하고 격려할 수 있었다.
수시 발표는 보통 12월 중순에 끝나는데, 정시 지원은 12월 말에 시작해서 다음 해 1월 말에 끝난다. 해가 바뀌면 고3들은 고등부에서 청년부로 올라가는데, 이에 따라 최종 대입 발표까지 고등부에서 양육하고 격려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때 재수를 결정한 고3들은 자존감이 굉장히 낮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청년부 사역자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계속해서 학생들을 양육하고 격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저런 현실을 핑계로 고3들을 끝까지 양육하지 못하면 그 영혼은 죽고 만다.

 

영혼을 영혼으로 보라
나는 학생들에게 고3 때 넘어지면 앞으로의 인생에서 만나는 고난과 어려움 앞에 쓰러지거나 비겁하게 고개를 숙이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교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고3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돕지 않으면, 나중에 이 영혼들이 하나님을 떠나 방황하고 유리하게 된다.
청소년 사역은 지금 당장 열매를 거두는 시기가 아니다. 물을 주는 시기다. 따라서 2016년은 고3들에게 비바람이 불어 닥치는 시기이기에, 그 가지가 부러지거나 꺾이지 않도록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 수고는 어쩌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잘 키우라고 맡기신 왕의 자녀들이니 최선을 다해서 그들을 돌봐야 한다. 우리 역시 신앙 선배들의 눈물과 땀으로 자랐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2016년의 고3들을 잘 돌보면 그들도 언젠가 우리가 고민하고 애썼던 것처럼, 다음 고3들을 잘 섬기게 될 것이다. 모든 청소년 사역자들과 교사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김준학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과와 총신대학원 신대원(M.Div)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반석교회에서 고등부를 담당하고 있다.

Vol.198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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