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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사역, 우물통 기초 세우기

2016년 02월 김은규 목사_ 사랑의교회

“선생님, 저 2월에 어학연수 가요.” “저는 스키 캠프랑, 영어 캠프에 가야 해요.”
우리 아이들은 바쁘다. 더위와 추위가 심할 때 일정 기간 수업을 쉬는 기간을 방학(放學)이라 하지만, 요즘 방학은 방학이 아닌 것 같다. 어학연수, 각종 대회, 외국어 인증 테스트, 일반 캠프, 오디션, 봉사활동, 하루 6시간씩 수업하는 학원까지.
교회가 학생들의 시험 기간을 피해 사역을 진행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앞으로는 방학 때에도 학생들과 부모들의 눈치를 살피며 사역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두렵기까지 하다. ‘이때가 아니면 안 된다’ 하는 생각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계획을 방학 동안에 실행하듯이, 교회학교도 학기 초 지금을 놓치면 안 된다고 할 만큼 중요한 사역이 있다.
특별히 교회학교의 1~3월 사이 사역은 가교 건설에서 ‘우물통 기초’를 세우는 작업과 같다. 원통 모양의 물막이를 설치하고 물을 펌프로 빼낸 다음 견고한 기반이 나올 때까지 파고, 그 위에 교각 거푸집을 만드는 작업은 다리 건설에서 아주 힘든 작업 중 하나다.
하지만 튼튼한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힘들다고 해서 하지 않을 수 없고, 결코 허술하게 해서도 안 된다. 이처럼 교회학교에서 1~3월 사이에 진행하는 사역도 2016년이라는 가교를 건설하는 중요한 기초 공사와 같으므로 다른 계획에 밀려서는 안 된다. 사역도 타이밍 싸움이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교회학교는 1월과 함께, 학생들의 학교 입학 시기인 3월도 신학기다. 신학기는 학생과 부모에게 그에 대한 인상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신학기라는 이미지가 사라지기 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사역의 우물통 기초’를 확고히 다지는 사역을 펼쳐 보도록 하자.

 

겨울수련회, 7할을 책임진다!
신학기 사역의 첫 번째 ‘우물통 기초’는 겨울수련회다. 최근 들어 교회에서는 교회학교 겨울수련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참석 인원수가 줄고, 부서 예산으로는 장소 대여료와 숙박비 등 기본비용도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하나님과 학생, 학생과 교사 간의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여름수련회 예산을 줄여서라도 겨울수련회를 해야만 한다. 해가 갈수록 출산율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학생 수가 줄고 예산도 부족하다며 투덜거릴 수는 있지만, 이것이 겨울수련회를 못할 만한 핑계거리가 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새해 첫 사역이 되는 겨울수련회는 그 부서의 얼굴과 같다. 부서 얼굴이기에 수련회를 화려하고 멋있게 기획해 진행하라는 것이 아니다. 부서의 사역 목표와 방향, 학생들을 향한 사역 의지와 열정이 수련회에 녹아 있다면, 그것이 얼굴이다. 학생들은 화려한 수련회가 아닌 자신들을 위한 알찬 수련회를 통해 자신의 부서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교회는 2014년에 잠시 끊긴 겨울수련회를 다시 살리기 위해 신입생수련회를 가졌다. 그 해 1학년 친구들은 없던 신입생수련회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교회가 자신들을 사랑하고 품어 주는 따뜻함을 느꼈다고 이야기했고, 실제로 많은 신입생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올해에는 그들 중 일부가 리더가 돼 후배들을 알뜰살뜰 챙기기 시작했다.
겨울수련회가 다시 시작된 2015년에는 고등부로 진급한 졸업생들이 고등부 예배를 빠지더라도 수련회 섬김이로 참석하고 싶다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로 학생들이 신학기 비전 나눔 수련회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됐다. 나는 그해 겨울, 땀을 흘리며 찬양하는 친구들의 외침을 잊을 수 없다. 학생들은 “찬양이 이렇게 기쁜 일인지 몰랐어요!”라고 고백했다. 2016년 겨울수련회를 앞둔 지금, 하나님께서 이번에는 어떤 은혜를 부어 주실지 기대된다.
청소년 사역자들은 여름수련회에 1년 사역 에너지의 7할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 만남이 이뤄지고 학생들의 삶이 변하는 것을 볼 때 그만한 에너지를 쏟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겨울수련회는 어떤가? 겨울수련회는 1년 사역의 비전을 제시하고 함께 꿈꾸는 시간이다. 또한 새로운 환경을 접한 신입생에게는 부서 분위기를 익힐 절호의 기회다.
학생들은 겨울수련회를 통해 최근 만난 선생님과 친구에게 어색함과 경계심을 풀고 자신의 자리를 잡게 된다. 그 사이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이해하고 파악한다. 감사한 것은 겨울수련회를 통해서도 학생들이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학생들은 웬만해서는 여름수련회에도 빠지지 않는 영적 주류(主流)가 된다.
그러므로 겨울수련회는 1년 사역의 7할을 책임지는 사역, 한 해 가교 건설의 기본이며, 중요한 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7할의 사역 에너지를 쏟기 위해 여름까지 기다리기보다, 1년 사역의 7할을 책임지는 겨울수련회에 과감한 투자와 헌신이 필요하다. 겨울수련회는 교회학교가 살아 있는 한 1년 농사에 플러스가 될 것이다.

 

1 더하기 1은 귀요미! one-to-one도 귀요미!
학생들이 언제 입을 여는 줄 아는가? 먹을 때다. 그럼 학생들이 언제 마음을 여는 줄 아는가? 맛있는 것을 먹을 때다. 농담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실제로 학생들은 맛있는 것을 좋아한다. 어른들의 말씀처럼 이제는 먹고 살기 좋아졌고 자녀들의 용돈도 늘었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배고픈 인생이며, 자기 돈이 아닌 선생님이 사주시는 음식을 먹을 때 더 행복해한다.
사실 어른들도 먹는 것을 좋아하고, 먹으면서 마음에 담아 둔 이야기를 쏟아 내지 않는가? 이를 위해서는 부서의 든든한 지원이 필요하다. 분식집, 제과점, 햄버거 가게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줄 때, 교사들도 부담 없이 학생들을 만나며 사역할 수 있을 것이다.

신학기 사역의 두 번째 ‘우물통 기초’는 ‘먹자 one-to-one’(일대일 만남)이다. 일대일 만남 사역을 학기 초에 가지는 이유는 학생에 대한 빠른 이해와 정착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체로 비유할 때 겨울수련회가 뼈대를 구성하는 사역이라면, 선생님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일대일 만남은 인대를 형성하고 힘줄을 만드는 사역이라고 할 수 있다.
선생님과 학생의 일대일 만남은 하나님과 학생, 선생님과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관계를 원활하게 해 주는 힘줄이 되고, 사역과 학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대가 된다.
수련회와 같은 대그룹 모임에서 삶이 변하는 은혜를 경험하더라도 학생들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부끄럽다. 눈치 없는 선생님이 반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가정사, 학생의 과거, 친구 관계에 관해 물어본다면, 그 반은 순식간에 히말라야 4,000m 고지에 와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극도의 산소불안 증세를 느낀 학생들은 좋았던 수련회를 뒤로하고 급기야 부서를 떠나기까지 한다.
요즘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창피, 부끄러운 일을 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속내를 털어 놓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소그룹이 좋다. 아니, 그보다는 일대일 만남이 제일 좋다.
그러나 일대일 만남이 제대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계 중심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겨울수련회를 통해 선생님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은 일대일 만남을, 아직도 선생님에 대한 경계가 남은 학생 혹은 선생님과 학생이 이성 간일 경우는 일대이 구성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대화의 주제도 관계 중심적이어야 한다. 부서 예배 분위기,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 비전 등 쉽게 접근하고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질문을 시작으로 구원의 확신에 이르기까지 대화를 이끌어 가되 취조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 일대일 만남 시간은 정보를 캐내는 시간이 아니라, 학생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님의 이혼, 자신의 왕따, 성적 비관 등 예민한 내용은 학생이 직접 말하기 전까지는 교사가 먼저 언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일대일 만남은 사역적 필요에 따라 한두 번 더 진행할 수 있기에 첫술에 배부르고자 욕심 부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대일 만남을 통해 한 학생의 관심, 고민, 가정의 어려움, 다른 학생들 앞에서의 금기어, 경제적 지원할 내용을 파악하게 된다. 또한 학생의 말과 행동이 이해가 되고, 중보기도의 자리로 나가야 할 이유를 찾게 된다.
학생들은 기댈 곳이 많지 않다. 고민을 털어놓을 곳은 더더욱 없다. 자신을 향해 해야 할 것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지켜봐 주고 기다려 줄 사람은 적다. 이런 학생들을 위로할 수 있는 대안이 교회가 돼야 한다. 격려하고 품어 주어야 할 사람이 부모님을 제외한다면 교역자가 돼야 한다. 교사가 돼야 한다. 우리가 전해 주는 예수 그리스도가 소망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망을 먹방 일대일 만남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에는 하나님께서 수련회에 베푸시는 은혜와는 또 다른 은혜가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삶의 힘줄을 튼튼하게 만들고 신앙적인 인대를 강하게 훈련시키길 원한다면 한 사람에 집중하는 일대일 만남을 가져야 한다. 일대일 만남 사역은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귀요미 사역이 될 것이다.

 

때를 놓치지 말고 펌프를 돌리자!
우물통 기초공사를 진행할 때 아무리 견고한 물막이를 설치하더라도 기둥 안으로 물은 계속 스며든다고 한다. 그러므로 쉬지 않고 펌프를 돌려 물을 빼내야지만 겨우 무거운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견고한 교각 하나를 세울 수 있다. 물기를 말리는 일이 별 볼 일 없어 보일 수 있지만, 그 작업을 하지 않으면 부실공사가 된다.
교회학교 신학기 사역은 하나의 교각을 세우기 위해 쉬지 않고 펌프를 돌려 물을 빼내는 작업과 같다. ‘겨울수련회’와 ‘일대일 만남’을 평소 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사역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갖고 제자훈련을 할 소망을 품고 있다면, 신학기라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펌프질을 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청소년들은 이 시대를 들어 올릴 가장 멋지고 강한 교각이 될 테니까 말이다.

 

 

 


김은규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과와 총신대학원 신대원(M.Div.)을 졸업하고, 현재 사랑의교회 디모데중등부를 담당하고 있다.

Vol.199 2016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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