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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장리더십

‘저’ 삶을 통해 ‘내’ 삶을 보게 하는 소그룹

2017년 11월 이혜숙 집사_ 성내동교회

나는 성내동교회에서 일곱 명의 지체들과 사랑의 나눔을 하고 있는 소그룹 리더다. 예배드린 햇수가 늘고, 성경에 대한 지식이 쌓일수록, 섬기는 봉사가 많아질수록 나는 교만해졌다. 이런 나를 너무나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믿음의 분량이 다른 지체들을 섬길 수 있는 구역을 주시고 그 속에서 나를 다듬어 가셨다. ‘이 정도면 됐겠지?’ 할 때면, 지체들 속에서 내 부족함을 보게 하시고, 내 ‘의’와 ‘열심’이 슬며시 고개를 들 때면, 바로 내 무능과 부끄러움을 보게 하셨다. 소그룹 모임 가운데 은혜도 넘치게 부어 주셨지만, 허락하신 많은 시행착오들 때문에 내 믿음 생활은 느슨할 틈이 없었다.


교회 속의 교회가 돼 준 소그룹
모태신앙이 아닌 나는, 결혼 후 고난 가운데 찾아오신 예수를 만나 갑작스럽게 변화받고 예배자가 됐다. 예수 믿는 자를 한 명도 찾을 수 없는 집안에서 나고 길러져 내 열심밖에는 믿을 것이 없었고, 자기 노력의 신화에 갇혀 살아 왔다. 그러나 해석도 되지 않고,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고난들 안에서 허덕일 때 빛 되신 예수를 만나 구원받았고 거듭났다. 이후 나 같은 죄인을 건져 주신 그 은혜가 정말 감사해서 ‘믿음’은 ‘변화’란 말을 살아 내려고 치열하게 살아왔다.
구원의 감격과 기쁨에 젖어 마냥 들떠 있던 하나님과의 허니문이 끝나고 바라본 교회는 여러모로 낯선 문화, 낯선 땅이었다. 그때 내가 교회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구역 덕분이었다. 내 첫 구역은 편안하게 삶을 나누면서 서로 도전도 받고, 믿음을 키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매주 모이기를 힘쓰고 떡을 떼는 작은 다락방은 서로를 많이 사랑하고 말씀을 사모했던 모임이었다. 구역장님은 때마다 알맞은 권면을 주셨고, 회심한 초신자였던 내게 성령님이 교통케 하시는 듯한 기도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구역장님은 말씀에 대한 내 열정과 갈급함을 아시고 때마침 2년간의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권면하셨다. 이 훈련을 받는 동안 하나님은 또 다른 구역을 경험하게 하셨다. 그곳에서는 부구역장으로 섬기며 말씀의 중요성을 비롯해 직분의 고충과 리더의 역할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니 잠잠히 리더의 역할을 준비하고 내면화했던 이런 도제의 기간이 참으로 중요하고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내 의를 내려놓게 한 소그룹 리더 사역
훈련이 끝나고 바로 구역장으로 세워졌다. 두려웠지만 첫 구역이었기에 사명이라 생각하며 준비했다. 한 달을 기도로 준비하며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열어 달라 기도드릴 때 눈물이 참 많이 났다. 먼저 나를 오픈하며 모임을 인도했다. 안 나오던 성도들이 모이고, 점차 우리 구역이 교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관심의 대상이 되자 내 안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어느새 내가 한, 내가 이룬, 내 것으로 둔갑한 것이다.
사람 좋아하고 말 잘하며, 가르치기 좋아하는 내 본성과 ‘인정받고 칭찬받으려는 우상’이 더해지자 구역은 어려워졌다. 그 틈을 파고 들어오는 스스로에 대한 정죄감과 좌절감은 내 믿음마저 흔들었다. 그 즈음 구역원 가정의 어린 자녀들이 연달아 아프고, 영적으로 예배에 나올 수 없는 형편이 됐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구역 모임을 철저히 흩으실 때, 나는 캄캄한 예배당 안에 홀로 서서 그간의 내 죄를 보게 됐다. 회개하며 영혼들을 위해 전심으로 기도하자, 하나님께서는 다시 나를 회복시켜 주셨다. 이후 “하나님께서 하십니다”라는 말은 나의 진정한 신앙고백이 됐다.
얼마 후 구역원이 어렵게 내놓은 문제 앞에서, 나는 무능한 리더임을 고백하며 아이들을 재워 놓고 늦은 밤, 시간을 맞춰 함께 기도하자고 권면했고, 정해진 시간에 함께 기도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정말 빨리 그 구역원의 문제에 응답해 주셨다. 늘 긴가민가한 믿음 생활을 하던 그녀의 입은 구역 안에서 간증과 전도의 통로가 됐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던 순간이 모여 우리는 삶으로 드리는 예배를 적용해 보려 애쓰고 노력할 힘을 얻었다.

말씀 적용이 살아있는 소그룹
우리 모임에는 늘 어린 자녀들이 함께했고, 모임 안에서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기도 했다. 후에 그 아이들이 아장아장 걷고 어린이집에 가고 교회학교를 다니는 모습을 보는 일은 가슴 벅찬 보너스였다.
한번은 구역 모임에서 두 아이가 서로 물건을 자주 뺏고 투닥거리는 모습에 엄마 집사님들 간에 마음이 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감정 문제로까지 얽혀 다툼이 일었고 권징을 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이런 상황이 되기까지 미처 몰랐던 내 죄와 무능은 절망 그 자체였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그분이 역사하시겠다고 하시며 내게 담대함으로 오셨다.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라는 말씀 속에 공급하시는 힘과 지혜를 의지해 간절한 마음으로 두 사람 앞에 섰다. 두 사람의 마음의 문제는 벌써 하나님이 해결해 놓으셨고, 놀라운 방식으로 두 영혼을 각기 어루만지셨다. 그러자 두 사람은 ‘회개’와 ‘용서’라는 말씀을 실천하게 됐다.


‘같은’ 목표를 위해, 서로 ‘다른’ 삶을 나누는 우리
이 말썽쟁이 구역 식구들은 거의 모두 우리 교회의 주춧돌들이 됐다. 리더들로 세워지기 위해 말씀훈련을 받고 있으며, 각 부 예배 찬양대에서 두 손 들고 다윗처럼 찬양한다. 부구역장이셨던 분은 구역장이 돼 지체들을 섬기고 있다.
아이들과 남편, 가정을 이유로 주일예배도 간신히 드렸던 그들이 아이를 안고 업고도 감사하며 예배의 자리, 봉사의 자리를 섬기고, 기도가 일상인 삶을 살며 교회에 덕이 되고 있다. 타인의 구원을 위해 수고하는 자리마다 그들이 있다. 하나님의 작품이다. 눈물이 난다.
나는 지금은 또 다른 구역을 맡아 맨땅에 헤딩하며 고군분투 중이지만 앞서 함께했던 ‘그들’을 보면 힘이 난다. 지금 하나님께서 붙여 주신 ‘이들’은 또 어떤 모습의 ‘그들’이 될까?
말 안 듣는 자녀, 늘 어렵기만 한 시댁, 내 맘대로 안 되는 남편, 닥쳐오는 카드 값 고민에 파묻혀 있지만, 언젠간 모든 문제 위에 계신 하나님을 바로 보고 두 손 들고 찬양하며 진정한 예배자로 거듭날 그때가 그려질 뿐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도 구역 모임이 기다려지고, 아직 마음을 못 열고 있는 식구들을 위해 어서 무릎으로 하나님 앞에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나 역시 말씀의 적용은 어렵고 넘어짐의 연속이지만, 다가와 위로하시고 또 갈 길을 보여 주시니 우리 구역 식구들에게 달려가 간증하고 그 은혜를 나눠야지 하는 생각뿐이다. 우리 모두는 한 걸음 한 걸음 선한 싸움을 잘 싸우고 결국은 주님 앞에 서야 할 예배자라는 ‘같은’ 목표를 잊지 않기 위해, 서로 ‘다른’ 삶을 나누면서 변화하려 노력 중이다.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을 만드시는 분이 하나님이라는 말을 듣고 ‘기가 막히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 날 놓지 않으시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내 곁에 계시니 무한히 행복하지 아니한가! 그분을 의지해 늘 기쁘고 담대하게 맡겨진 자리를 감당하는 리더들이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





이혜숙 집사는 성내동교회에서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수료하고, 현재 구역장으로 섬기고 있다. 또한 아기학교 교사이자 시온찬양대 단원으로도 사역하고 있다.


Vol.218 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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