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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평생 변함없이 신앙의 순도를 지키려면

2018년 09월 오정현 원장_ 국제제자훈련원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직업을 꼽아보면, 아마도 목회자가 으뜸에 속할 것이다. 목회는 본질상 사람들을 가려서 만날 수가 없다. 마음에 드는 사람만 만날 수도 없고, 싫다고 외면할 수도 없다. 유년, 유치부 때 만난 아이의 주례를 하고, 그 사람의 가족은 물론 심지어 그의 장례식까지 함께하는 것이 목회자의 삶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같이하는 동안, 마음에 새겨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십 년이 지나도록 신앙의 순도가 한결같은 사람들이다. 인생의 산과 골짜기를 수없이 겪는 동안에도 신앙의 순전함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아들의 결혼식을 지켜보면서 이들 부부가 치열한 삶의 여정에서 처음보다 끝이 더 귀하고, 한결같은 신앙으로 주님 만나는 날이 인생의 절정이 되기를 기도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신앙의 순도를 지키는 원천은 겸손이다. 자신을 비우고 그 자리에 예수님으로 채우는 것이 겸손의 시작이라면, 참된 겸손은 주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위탁하는 것이다. 내가 겸손한지 아닌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는 사람으로부터 독립하고, 하나님을 의뢰하는 것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그것을 거꾸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나님으로부터 독립하고 사람을 의존함으로, 결국은 수많은 상처를 받고 신앙적 후회와 탄식에 이른다.

어릴 때 성경을 읽으면서 지나친 말씀으로 여겼던 구절이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마 10:37).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택하기 위해 육신의 부모와 사랑하는 아들딸과의 관계마저 끊어 내야 한다는 말씀은 지나쳐 보였다. 하지만 사역의 연수가 더할수록 이 말씀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으로부터 독립하지 않고서는 하나님을 절대 신뢰할 수 없으며, 하나님을 절대 신뢰할 때에야 비로소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고 제대로 섬길 수 있게 된다.

신앙의 순도가 높을수록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들이 있다. 주일날 예배를 드리면서, 어느 순간 주신 은혜가 너무 감사해 마음이 젖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살다 보면 화가 나고 원망스러운 때가 왜 없을까? 그러나 내게 주신 은혜가 너무 커서 감히 다른 사람을 비판할 엄두를 낼 수도 없고, 결국 남을 축복하는 삶으로 체질화되는 것이다. 돌아보면 형제나 이웃을 비판하는 것이 일상이 된 사람 중에서 신앙의 순도를 유지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교회를 섬기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다. 이것은 신앙의 순도를 약화시키는 덫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매너리즘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수록 영적 설렘으로 가슴이 뛰어야 한다. 적어도 매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 앞에서 죄송함과 감사함으로 눈물지을 수 있다면, 그것이 신앙의 순도를 지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님 만나는 그날이 신앙생활의 절정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제자훈련의 큰 미덕일 것이다. 오랜만에 “예수님 사랑해요 나 주 앞에 엎드려 경배와 찬양 왕께 드리네”를 부르며, 신앙의 순전함에 젖어 보자.



Vol.227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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