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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3 - 거룩한 교회와 구별된 그리스도인이 되자!

2019년 02월 박윤수 목사_ 대구 성덕교회

변질될 것인가, 아니면 변화할 것인가? 모든 인생은 언제나 이 갈림길에 직면한다. 변질 혹은 변화는 작은 데서 시작한다. 인간의 내면에서 시작되기에 보이지도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것들이 지속되는 과정을 통해 결국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목회자도 이 갈림길 앞에서 예외일 순 없다. 물론 변질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사역이 이어지면서 변질되는 이도 있고 변화하는 이도 있다. 전에는 괜찮았는데, 가벼워지고 세속적으로 퇴보한 사람을 만나면 씁쓸하다. 동시에 이전에는 별로였는데 영적으로 깊어진 사람을 만날 때면 흐뭇하고 도전되고 따뜻해진다.

한 개인에게 변질 혹은 변화를 가져오는 환경적 영향력은 다양하다. 관계와 상황, 물질, 사람들의 기대와 요구 등이 직·간접적, 긍정·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은 ‘자신’일 것이다. 과연 어떤 마음의 동기를 품고 사역하고 있는가?

목회자는 진공 상태에서 사역하지 않는다. 세상이라는 환경과 세속화의 시류에 성도들과 함께 고스란히 노출된다. 목회자는 복음의 사명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먼저 그 자신이 살아내면서 성도들을 인도해야 한다. 그렇다면 경영자가 아닌 사명자로서 목회자는 어떻게 사역해야 할까?


한 영혼에 집중해 세속화 시류에 저항하라

고(故) 옥한흠 목사님의 ‘광인론’을 비롯해 여러 세미나를 들으며 한 가지를 고민했다. 목회자로서 영혼을 향해 어떤 마음을 품고 사역해야 하는지 등 사역자로서의 자세와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주님의 마음을 품고 있는가?’를 항상 생각한다.

나는 2005년 유학길에 올라 2011년에 돌아오기까지, 3개의 이민 교회를 섬기며 한 영혼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미국 보스턴에서는 두 명을 데리고 청년부를 만들었다. 댈러스에서는 10~15명 정도의 청년들과 함께 매 주일 예배를 드렸는데, 한 명의 예배자가 그렇게 반갑고 소중할 수가 없었다. 그때 드렸던 기도가 아직도 생각난다. ‘하나님, 몇 명이 오든지 수백 명 앞에서 설교하는 것과 같은 마음가짐을 잃지 않게 해 주세요.’

대구 성덕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고 4년 차 임기가 시작될 무렵이었다. 2년 차에는 당회원 제자반을 잘 마쳤고, 3년 차에는 큐티훈련으로 토양 작업을 거쳤다. 그해는 중직자반을 열기로 했다. 안수집사반, 권사반 모집을 진행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원이 차지 않았다. 그럼에도 혹시나 ‘자기 사람을 만들려는 거 아니냐’ 하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훈련생들을 지명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때 나는 한 가지를 유념했다. ‘자원하는 마음’이라는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다. 자발성과 비자발성이 가져오는 차이는 훈련의 열매에서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권사반은 인원 미달로 개설하지 않기로 했다. 그때 여러 가지를 깨달으며 제자훈련의 한 영혼 철학을 무언으로 온 교회와 나눌 수 있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세속화의 시류는 지금도 ‘효율성’을 가장 먼저 따진다. 양이 아흔아홉 마리가 있다면 한 마리쯤은 버려도 된다는 것이다. 한 영혼에 시간과 재정과 에너지를 투자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것이 세속의 가치관이다. 그러나 주님의 마음은 다르다. 주님의 마음을 품은 목회자는 ‘한 영혼 정신’을 실천한다. 아흔아홉 마리를 들판에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나선다.

목회는 효율성이 아니라 쏟아붓는 사랑을 해야 한다. 그 사랑을 먼저 받은 우리는 사랑에 빚진 자다. 빚진 자의 심정으로 잃어버린 한 영혼을 찾아 나서자. 목회자의 마음과 시선이 무리가 아닌 한 영혼을 향할 때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갈 것이다. 그것만이 목회자와 교회와 성도가 살길이다.

한 영혼 철학을 교회 리더십과 먼저 공유하라

전통 교회에 부임해 제자훈련을 시작할 경우, 목회철학 공유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제자훈련 목회철학은 동역자들과 공유돼야 한다. 공유되지 않은 목회철학은 사역에 힘을 주지 못한다.

목회자 홀로 외치는 광야의 소리가 될 수도 있기때문이다. 대표적인 동역자들이 당회원과 중직자, 그리고 제직들이다. 교역자들도 중요한 리더 그룹이다. 소그룹 리더와 주일학교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첫출발은 당회원들과 함께해야 한다. 당회원들과 목회철학을 공유할 때 같은 생각과 같은 목소리로 한 영혼에 대한 사랑과 섬김을 쏟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숫자와 크기, 성장과 성과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교회 성장에 대한 압박감이 길어지고 강해지면 목회자는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소신 있는 목회철학을 내려놓고 타협하게 될 수도 있다. 당회원들과 한 영혼 철학을 깊이 공유한다면, 교회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세속화의 조류에 맞설 수 있고, 복음 안에서 질적 부흥을 경험할 수 있다.

나는 2015년 6월에 대구 성덕교회에 부임하자마자 당회에서 제자훈련과 소그룹 목회철학을 나눴다. 설교와 세미나, 기도회, 나눔과 훈련을 통해 전 교회적으로도 나눴다. 그래서 2016년 2월에 12명의 당회원과 함께 1기 제자반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해 5월에 4명의 당회원이 임직을 했다. 이미 당회원들과 1기 제자반을 진행 중인데, 늘어난 당회원 4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 부임 초기라 설교와 목장 심방 등 집중해야 할 사역이 많았다.

또 제자반을 하나 더 인도하는 것은 5월이라는 시기 때문에 판단이 어려웠다. 그러나 아내와 의논하고 고민한 끝에 신임 당회원 4분과 함께 1기 B반으로 따로 모여 제자훈련을 하기로 결정했다. 당회원 제자반을 두 반으로 나눠 인도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제자반을 수료한 16분의 장로님들은 모두 든든한 동역자로서 제자훈련 사역을 후원하고 계신다. 며칠 전에 2기 제자반 수료식이 있었다. 1기 장로님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할 때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다.

느리더라도 당회원 제자반을 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의도적으로라도 기다리는 것이 좋다. 조금 더뎌도 길게 보면 그게 ‘함께 멀리’ 가는 비결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교회 리더들과 한 영혼 철학을 공유하기를 권한다.

같은 생각을 갖고 한 영혼에 집중하는 동역자들은 목회자에게 천군만마의 힘이 된다. 목회자가 자신만을 믿어서는 안 된다. 한 영혼 철학을 공유한 이들이 목회자에게 필요한 자극을 줄 수 있다면, 분명 교회에는 변질이 아닌 변화가 계속 일어날 것이다.

‘전적 의지’와 ‘전적 헌신’으로 한 영혼을 세우라

크기와 숫자에 모든 것을 거는 세속화의 시류에 ‘한 영혼 목회철학’으로 맞서기는 쉽지 않다. 목회자에게는 항상 ‘나만 시대에 뒤처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효율성의 카드를 잡고 싶은 유혹이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를 부르신 주님을 바라보자. 우리 대신 대속의 십자가를 지셨고, 우리에게도 ‘자기 부인’과 ‘십자가 지는 삶’을 명령하셨다. 주님께서는 소그룹의 제자 공동체를 남기셨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눅 15:7).

한 영혼을 향한 이런 마음의 기쁨이 있는가? 현재형으로 뜨겁게 한 영혼을 기뻐한다고 고백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주님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전도와 양육으로 한 영혼의 성숙과 변화를 위해서는 경영자가 아닌 ‘농부의 마음’이 필요하다. 기다림과 인내와 헌신과 사랑 없이는 변화와 성숙을 이룰 수 없다. 희생을 아끼지 않는 영적 부모의 마음일지라도 그렇다.

목회자는 단기가 아닌 장기를 볼 줄 알아야 한다. 성과가 아닌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크기가 아니라 ‘성숙’에 마음에 둬야 한다. 더 많은 숫자가 아니라 한 영혼에 목자의 심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성도들이 보이는 외면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이 자라나고 변화하는지에 마음을 써야 한다.

제자훈련의 DNA라고 할 수 있는 한 영혼 목회철학을 품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걸어간다면 복음의 폭발적인 능력을 경험할 수 있다. 이때 사역자에게는 균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전적 의지’와 ‘전적 헌신’이다. 전적 의지만 하고 전적 헌신이 없다면 게으른 것이다. 또한 전적 헌신만 있고 전적 의지가 부족하다면 사람의 노력과 힘만으로 일하는 것이다.

바울의 고백에 귀 기울여 보자. 그는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기 위한 사역을 이렇게 고백한다.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골 1:29).

복음의 사명자로서 우리도 이 고백을 믿음으로 품어야 한다.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우리는 100% 따라가야 한다. 이것이 전적 의지의 자세다. 동시에 나도 힘을 다해 수고해야 한다. 100% 전적 헌신의 태도다. 100% 의지와 100% 헌신이 같이 가는 것이다. 토대와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전적 헌신이 전적 의지 위에 세워져서 ‘따라가야’ 한다. 이를 ‘성령 의존적인 힘을 다하는 수고,’ 혹은 ‘성령 주도적인 헌신의 수고’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은 세속화의 파도가 이미 거세고 높다. 모든 것을 삼키고 그 위세를 드러내려 한다. 목회자는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구별된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경영자가 아닌 작은 목자로 부름받았다.

우리의 목자 되신 주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 오늘도 십자가를 묵상하며, 믿음으로 주님을 바라보면서 한 영혼을 주님의 제자로 세우는 일에 성령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전적인 헌신의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복음의 씨를 뿌리는 자와 그 열매를 거두는 자가 함께 기뻐하는 천국의 기쁨이 우리에게 있을 것이다. 복음을 들고 사역하는 사명자는 결코 낙심하지 않는다.




박윤수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과(B.A)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고든콘웰신학교(Th.M.)와 미국 사우스웨스턴신학교(D.Min.)를 졸업했다. 이후 부산 부전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겼으며, 현재는 대구 성덕교회 담임목사와 대구 CAL-NET 총무로 섬기고 있다.



Vol.232 201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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