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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시 사명의 자리로

2020년 05월 오정현 원장_ 국제제자훈련원

“모든 것이 BC(Before Covid19)와 AC(After Covid19)의 시대로 나뉠 것이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과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뀔 것을 의미한다. 평소에는 사안마다 다양하고 다른 소리를 내던 언론 매체들이 이 점에 대해서는 기이할 정도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만큼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미래학자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우리는 한순간에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 살게 됐고, 지금 내리는 결정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의 모습을 결정하게 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교회적으로도 유례없는 경험을 했다.
한국 교회가 이번 사태에 대처하면서 내렸던 결정들은 잘잘못을 떠나 그 심각한 영향을 두고두고 보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을 합력해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구하는 것은 모든 목회자의 동일한 심정이다.
한편으로 이번 사태는 신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결정적인 시간이 됐다. 즉, 신앙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드러났다. 예배를 더 사모하면서 신앙을 튼실히 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신앙의 기초가 흔들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다수의 성도들에게는 현장예배의 소중함과 감격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지만, 일부에서는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경우도 발생했다. 미래목회포럼을 통해 그리스도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0%가 온라인 예배를 드렸고, 13%는 아예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
이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로 한국 교회의 첫걸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회마다 현장예배를 드리게 될 때, 어디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것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한국 교회의 초기 대처만큼이나 한국 교회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와 세계를 장악한 코로나바이러스가 맞물려 더욱 예측 불가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이때, 한국 교회가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고, 세상에 복음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첫째는, 자신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회복해 오늘날 진영 논리의 득세를 제어하고, 아브라함 카이퍼의 주장처럼 피 묻은 복음을 통해 창조적 세계관을 확립해야 한다. 이것이 확보되면 아무리 세상이 요동친다고 해도 신앙은 중심이 잡히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둘째는, 주님께서 부르신 소명 의식을 가지고, 세상으로 보냄받은 자로서의 사명 의식을 다시 일깨워야 한다. 비대면(Untact) 사회의 도래에 걸맞은 첨단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고, 교회가 갖고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거룩한 상부상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도들을 다시 사명의 자리로 이끄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보냄받은 사명자다. 여기에는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동일한 무게감이 내재돼 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위한 십자가의 제물이 되셨듯이, 우리도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해 기꺼이 제물이 돼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세상으로 보냄받은 사명자다.” 한국 교회는 주일학교의 교육에서부터 설교의 강단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 주신 이 엄청난 사명 의식을 일깨우는 것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이다.



Vol.246 2020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