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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는 농부(農夫)다

2021년 01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설교자는 농부와 같다설교자는 어떤 사람인가? 종교개혁자의 관점에서 인문주의의 투사(鬪士)를 떠올렸다면 동양적인 정서 속에서 설교자의 또 다른 이미지는 농부의 얼굴로 다가온다. 내 조부와 부친은 대대로 농사를 지으셨다. 그러다 보니 내게 농부는 한길을 걷는 직업의 원형(原形)으로 각인됐다. 당시의 농사란 귀농 학교에서 배우는 차원이 아니라, 농사꾼 집안에서 태어나 땅에 발을 딛고 흙을 만지며 농부로 자라는 것이었다. 자식은 아버지의 농법을 물려받고, 아버지의 농사 철학을 전수받는다. 따라서 이들에게 농사는 생존이며 신앙이자, 종교였다.&nbs...

종교와 종교 언어의 몰락

2020년 12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종교의 몰락은 종교 언어의 몰락           가끔 초고층 빌딩 숲 사이에 아주 오래된 유적이 남아 있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북경에는 자금성이 있고, 서울에는 경복궁이 있다. 이런 유적은 도시의 역사를 보여 주면서 관광 코스로써 도시의 재정에 기여하고,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런 유적은 대개 몰락의 흔적이다. 민족도 제국도 결국은 몰락한다. 심지어 자연도 몰락한다. 가끔 도시를 개발하면서 엄청난 유적이 발견된다. 밀림에서도 고대의 유적이 발견...

설교자의 인생 4_ 은퇴 설교자

2020년 11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종종 은퇴목사님께서 특별예배나 행사에서 순서를 맡으시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멀리서 일찍 오셔서 대기하시다가 순서가 돼 강단에 올라가신다. 한번은 축도를 하시는데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라는 말이 들렸다. 순간 모두가 얼어붙어 버렸다. 목사님께서 축도문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리셨던 것이다. 은퇴가 없는 설교자어떤 분야는 말년에 정점을 찍는 경우가 있다. 가령, 예술 분야가 그렇다. 물론 청년기 이전에 천재성을 드러내고 요절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년기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분야에서 정점을 찍는 예술가들이 있다. 철학과...

설교자의 인생 3_ 노년 설교자

2020년 10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만나기 쉽지 않은 노년 설교자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세계에 질서가 있듯이, 설교자의 세계에도 질서 곧 시종이 있다. 직업적인 의미에서의 퇴직이나, 직분적인 의미에서의 은퇴, 설교자로서의 생애를 구획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성경에는 은퇴나 퇴직이 없기 때문이다. 모세는 죽기 직전까지 설교했고, 설교집도 냈다. 사도 바울도 서신에서 자신이 매우 노쇠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우리는 성경에서 몇몇 노년 설교자들을 만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긍정적인 노년 설교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엘리와 사무엘, 몇몇 사사들은 긍정적인 노년을 맞지 못했다. 나...

설교자의 인생 2_ 중년 설교자

2020년 09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중년 설교자, 설교의 황금기를 맞는 시기설교자에게 있어 설교의 황금기는 언제일까? 나는 중년기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 고령화 추세와 청년층의 기성세대로의 진입이 느려지고, 결혼 연령도 늦어지면서 어떤 연령에 대한 기준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 굳이 설교자의 연령을 구분하자면 청년 설교자는 30~44세까지, 중년 설교자는 45~59세까지, 노년 설교자는 60~75세까지로 보려 한다. 민수기 4장을 보면 성막에서 봉사할 레위인의 연령을 30세에서 50세로 제한한 것을 볼 수 있다. 회막을 걷고 옮기는 일에는 체력도 필요하고 팀을 이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설교자의 인생 1_ 청년 목사

2020년 07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변혁과 갱신을 담은 청년 목사의 설교최근 신임 교역자 면접을 하면서 후보들이 제출한 몇 편의 설교 동영상을 봤다. 신학대학원 졸업반, 목사안수 1년 차 즈음의 청년 목사들이었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무실을 서성이며, 소파에 기대어, 혹은 창가에 서서 그들의 설교를 들었다. 그들 중에 몇 명은 몇 년을 함께 사역하게 될 사역자들이다. 먼저 주체할 수 없이 풍성한 머리카락과 평균 180cm의 훤칠한 신장이 눈에 들어왔다. 또한 청년 목사들의 힘 있고 건강한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피곤을 잊게 되며 청량감이 느껴졌다. 아직 혹사(?)...

설교 언어의 한계를 인식한 설교자

2020년 06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설교 언어와 회중언어는 설교자에게 주어진 도구다. 설교자란 말하고, 선포하고, 부르짖는 사람이다. 설교자의 손에 주어진 것은 오직 언어다. 설교자는 신도, 능력자도 아니다. 사람에 불과하다. 따라서 설교자에게 언어는 도구에 불과하다. 결코 아론의 싹이 난 지팡이가 아니다. 또한 설교는 예배에 참석한 회중에게 약 한 시간 가량 그들의 인내력의 범위 안에서 허용되는 물리적 소통이다. 회중의 교양은 적어도 지교회 설교자의 강론을 기꺼이 들어 주는 것이다. 그 회중 가운데에는 과격한 성향의 성도도 있겠지만, 감사하게도 회중은 회중석에서 설교자를 향해 교양을...

설교자의 회중 이해

2020년 05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설교자에게 회중은 누구인가설교자에게 회중은 어떤 대상인가? 나는 설교자가 설교 본문과 씨름하지 않고 회중과 설교 내내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설교자는 회중을 적(敵)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마치 갈멜산의 엘리야 선지자처럼 1명 대 850명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늘의 불을 내려 회중을 타 죽게 만드는 설교를 한 시간 내내 했다. 회중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런 담임목사 밑에서 배운 교역자는 이런 설교를 “카리스마 있다”, “리더십이 있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담임목사 밑에서 배우면 목소리만 커지고 강단 언어는...

설교 언어의 폭력성

2020년 04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설교 언어의 폭력성, 회중의 언어 사용에 영향설교자로 살아가면서 누군가 내 설교로 인해 상처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고통스럽다. 프란시스코 페레(Ferrer Guardia, Francisco)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고 이야기했는데, 설교로 위로와 치유, 회복은커녕 회중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은 설교자에게 있어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런데 실제로 강단에서 말씀으로 회중을 때리는(?) 설교 폭력을 하는 설교자들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설교의 폭력성은 일방적이라는 측면에서, 종교의 옷을 입고 자행된다는 측면에서 여타의 폭력에 비해 더 교묘하...

설교 언어의 정련(精鍊)

2020년 03월 임종구 목사_ 푸른초장교회

장인, 마에스트로(maestro)의 손을 거치면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과 디테일이 나온다. 번뜩이는 천재성, 혀를 내두르는 섬세함과 고도로 정교한 기술을 통해 균형을 지닌 예술이 탄생된다. 나는 몇 해 전 치과 치료를 받으면서 담당의로부터 더 나은 치료 기술을 위해 그가 미학(aesthetics)을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도무지 돈에는 관심이 없는 듯 치아를 본뜨고, 바꾸기를 수없이 했다. 놀랍게도 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저는 기술에는 자신이 있는데, 부족한 심미안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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