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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

따뜻하고 풍성한 소그룹의 한 해 마무리

2013년 12월 김창환 목사_ 춘천온누리교회

개척 이후 23년 동안 줄곧 내 마음속에는 뜨거운 갈망이 있었다. 12년 간 혈루병을 앓던 여인이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막 5:28)라고 고백했던 것과 같은 하나님을 향한 심정과 더불어 예수님이 12세 쯤 되던 해에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 하시니”(눅 2:49)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은 교회에 대한 열정이다.
또한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말씀대로 행하는 것이다. 아마 제자훈련 하는 목사라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먼저 자신이 삶의 앞모습과 뒷모습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좋은 스트레스 받는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휴게소의 화장실 벽에 “당신이 머문 자리는 아름답습니다”라고 쓴 글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머물다 간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할까? 다른 사람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머문 자리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전혀 볼 수 없는 머문 자리도 있을 것이다.
잘 보이는 신앙생활의 앞모습, 잘 보이지 않는 신앙생활의 뒷모습, 제자훈련 받은 이들은 삶의 앞모습과 뒷모습이 같아야 하는데 위선으로 살까 두렵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 같은 죄의 유혹이 갈라진 마음의 틈을 타고 침투할 때, 요셉처럼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창 39:9)라고 외치며, 여인의 유혹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어야 한다. 순교적 삶이 진정한 믿음의 용기요, 이런 제자의 삶인 것이다.
“하나님이 보고 계신다”라는 상식적인 믿음의 의식이 없으면 삶의 이면에서 온갖 더러움에 빠져 위선적인 삶을 살며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며” 낮과 밤이 다른 생활을 하기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제자훈련 하는 목사나 성도들의 삶의 책임은 더 가중된다고 볼 수 있다. 훈련받을 때의 모습과 함께 특히 한 해의 소그룹을 마무리하고 난 이후의 생활은 어떠해야 할까? 나 이외의 모든 이웃에게 그리스도 예수의 성품과 삶의 빛을 나타내는 신실한 삶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

 

삶 속에서 드러나야 할 모습

 

1. 뻔한 일을 지속해야 한다
『기도해 보라는 뻔한 대답 말고』(국제제자훈련원)라는 책의 제목만 보고 처음에 거부감을 느꼈다. ‘뻔하지만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데’라는 생각에서였다. 한 해의 소그룹을 마무리한 후에 성도들에게 강요하다시피 하는 이유는 뻔한 일을 생활화해 내면을 가꾸고, 영적 힘을 계속 축적해 생활 속에서 무너지지 않는 거룩함을 나타내라는 의도이다.
그렇다면 뻔한 것이 무엇인가? 말씀과 기도다. 나는 세상에 태어나 어머니의 젖을 먹었던 2년 반의 시간을 제외하곤 지금까지 밥을 먹고 산다. 그렇다고 누군가 나에게 뻔한 밥을 또 먹었느냐고 묻는 사람은 없었다. 앞으로도 나는 평생 밥을 먹을 것이다.
제자는 말씀의 밥인 성경통독, 성경쓰기, 큐티, 예배에 참석해 말씀 듣기, 구역 등 소그룹에 참여해 말씀 나누기를 지속적으로 해야 영적 힘이 솟아난다. 뻔한 기도를 쉬지 말고 해야 한다. 새벽기도와 저녁기도를 강조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부르짖음에서 묵상이 나오고, 묵상을 통해 영혼의 갈망을 하나님께 드린다. 내적 충만은 훈련 이후 방학 때, 혹은 제자훈련을 마무리했을 때 더욱 필요하다.


2. 이타적인 삶으로 변화돼야 한다
자기를 사랑하며 영적으로 게으른 위선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자훈련을 받으면 으쓱한 자랑이 생기나 보다. 하지만 성도들끼리 모여 “제자반 몇 기야?”라고 물으며, 조직의 선배임을 은근히 내세우는 그런 모습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위선자는 자기를 사랑하며 이익의 기득권을 누리며 계급적, 정치적으로 변하기 쉽다. 훈련받은 사람일수록 자기 사랑과 자기 이익에 대한 관심이 덜해지고, 이타적(利他的)인 삶으로 변화돼야 한다.
자신의 것을 많이 취해 소유를 쌓아 놓을수록 영적 메마름은 더한다. 어리석은 부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받았으면 내어 주고, 먹었으면 배설해야 상쾌한 삶을 살 수 있다. 지도자는 훈련한 대로 살고, 평신도는 훈련받은 대로 살며, 배운 것을 반드시 실천하며 살도록 하자.

 

3. 반드시 독서하는 제자가 되게 하라
성경읽기, 기도생활과 함께 뻔하게 시키는 일이 또 있는데 바로 책을 읽히는 것이다. 사실 제자훈련을 할 때 권하는 책을 모두 읽을 시간은 부족하다. 제자들은 가정, 직장, 교회, 사회생활로 촌음(寸陰)을 아껴 사용하는 이들이다.
그들에게는 교회 사역의 짐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마음의 허공을 채우는 독서는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을 만들고, 저자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나와 다른 탁월한 멘토들을 만나 배우게 하고 감동을 받게끔 한다. 

4. 자격증 혹은 수료증을 취득하게 하라
지난해 겨울에는 제자들에게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했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협조를 받아 가정폭력 상담사, 다문화가족 상담사, 학교폭력 상담사, 성폭력 상담사 등의 교육을 받고, 과제를 이수해 자격증 혹은 수료증을 취득했다.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은 정부에서도 강력한 의지로 대처할 만큼 우리 사회의 질병과 같이 여겨진 지 오래다. 교회가 이런 교육을 통해 자녀교육, 가정건강, 다문화가정 섬김을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교회에서 드러나야 할 모습

 

1. 전도 사역, 동반자 양육에 참여하기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예수의 제자로 삼으라고 명령하셨다(마 28:19). 훈련받은 자는 안주하지 않는다. 썩고 녹슬어가는 생활은 자신도 죽고, 교회와 소그룹 공동체를 병들게 한다. 그래서 반드시 전도팀에 참여해 함께 전도하도록 하고, 전도 보고를 하게 한다.
제자훈련 받은 지체들은 영적 포만감을 갖는다. 훈련 자체로 자신이 무엇인가 된 것 같은 착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하는 믿음이 진정한 제자를 만든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 3:18).
그리고 수료생들에게 새가족 훈련을 마친 성도들을 일대일로 만나 양육하는 일을 하게 한다. 양육하다 보면 목사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간증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2. 함께 교제하며 추억 쌓기
춘천을 세밀하게 살펴보면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제자들과 함께 중도에 갔을 때, 소년소녀처럼 기뻐했던 게 기억난다. 춘천에는 국립박물관이 있다. 유물과 함께 다양한 문화공연이나 전시회도 한다. 제자들의 감성을 키우기 위해 훈련을 마친 후 이처럼 박물관 탐방을 하기도 한다.
경관 좋은 의암호 언덕에 위치한 모 방송국은 해마다 10월이 되면 조각전을 연다. 가족과 함께 찾아가서 인증사진도 찍고, 외식도 하고 오라고 한다. 그 외에도 도심 안에 있는 곳들을 탐방하는 것은 가족적 유대와 지체의식을 갖게 하고 감성을 발전시킨다.
또한 어린이 제자들이나 청소년 제자훈련을 마치면 필수 코스로 순교유적지와 기독교박물관을 탐방하게 한다. 한국에 복음이 들어온 역사를 배우고, 신앙을 다짐하는 계기가 된다. 또한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3. 어르신들과 함께 영화 보기
조금 뜬금없기도 하겠지만, 제자훈련 방학기간이 되면 교회에서 외롭게 사시는 어르신들을 한두 분 정도 모시고 영화를 보라고 권유한다. 연로하신 부모님들도 좋으니, 반드시 함께 영화 한 편을 보고 소감을 이야기하도록 한다.
시무권사, 은퇴권사 연합수련회를 할 때도 영화를 함께 봤다. 여러 권사님들이 눈물을 흘리셨다. 영화에 감동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영화도 감동이었지만 태어나서 극장에 처음 오신 권사님, 30년 전에 극장에서 영화보고 처음이라는 권사님 등 이런 것까지 배려하는 교회가 좋고, 목사님이 너무 좋다며 이구동성으로 좋아했었다.

 

이웃과 함께 드러나야 할 모습

 

1. 소외된 이들에게 편지나 예쁜 엽서 보내기
제자훈련 방학이나 마무리를 할 때 보통 “나에게 편지나 엽서를 친필로 써서 보내라”고 요구한다. 목사에게 편지 쓰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닌가 보다. 대개는 엽서(카드)로 오는데 귀엽고 아름답다.
그러다가 한번은 어느 제자그룹에게 교도소에 있는 이들에게 위문편지를 써보자고 권유했다. 다들 겁을 냈다. 국군장병들에게 쓰는 위문편지는 써보겠는데, 교도소에 있는 이들에게 위문편지라니? 뜨악한 얼굴들을 했다. 그래도 실천했다.
단 가명이나 익명으로 보내기로 했는데, 받는 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소외된 이웃에게 간단한 격려의 말 한마디, 소망을 주는 글귀 하나가 힘을 준 것이다. 또 한번은 병원에 있는 환자들에게 편지(카드엽서)를 쓰게 했는데, 이 역시 받아 본 이들은 감격했다.

 

2. 무료 급식 봉사와 무의탁 노인들과의 만남
2007년부터 지금까지 무료 급식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150~160명이 오셔서 음식을 나눴었는데,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 40~50명이 됐다. 사회적 빈곤층이 줄어든 것 같아 반가운 일이다. 물론 돌아가신 분들도 많았고, 이사 간 이들도 많았지만 말이다. 정부의 복지정책으로 혜택을 받는 영향도 있었다.
그리고 무의탁 노인 43명을 교회가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 교회는 구제기관은 아니면서도 구제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빛이 돼야 한다.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나눠 드리고, 어깨를 주물러 드리며 대화의 상대가 돼 준다. 어머니, 아버지에게 행하는 마음으로 섬김을 실천하게 한다. 제자들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섬김은 사명이다. 보람되기 때문에 섬기는 것이 아니라, 제자는 섬김이 사명이기에 실천해야 한다. 작은 일 하나라도 이웃과 나누며 실천하며 살아가 보자.

 


김창환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춘천온누리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으며, 예수제자운동(JDM) 한국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Vol.175 201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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