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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의국제화

동토의 땅에 심긴 러시아 제자훈련

2018년 05월 김홍장 전도사_ 러시아 선교사

선교 열정과 성장이 멈춘 러시아
러시아의 전체적인 종교 현황을 파악하면 러시아 사역의 좌표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종교는 러시아정교회다. 이밖에 많은 종교가 러시아에 들어와 있다. 개신교는 이곳에서는 복음주의 교회라고 표현하는데, 0.3%에 불과하다. 약 1억 4천 5백만의 전체 인구에서 약 45만 명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복음이 적게 들어간 나라 중 하나가 러시아다. 러시아정교회는 외형적인 종교 의식은 있지만, 복음이 전파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현재 러시아의 선교 상황은 매우 어둡다. 약 20여 년 전에 소련이 붕괴되면서 철의 장막이 열렸다. 이때 서방 교회들과 한국 교회들로부터 구 소련지역(CIS)으로 엄청난 선교의 물결이 쏟아 들어갔는데, 별로 큰 열매를 맺지 못한 채 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식었다.
러시아 개신교의 3분의 1은 오순절 교단이다. 이들은 소련이 개방되자 엄청나게 빠른 성장을 보여 지금의 숫자가 됐지만, 약 10~15년 전부터 성장이 멈췄다. 제2의 교단은 침례교인데 엄청나게 보수적이다. 교리적인 보수가 아니라 신앙의 외적 형태가 보수적이다. 심지어 예배 중에 여자들이 미사포 같은 천을 머리에 쓰는 것도 볼 수 있으며, 영상 프로젝터 등을 배척하는 것을 신앙의 순수함을 지키는 것으로 보는 교회도 있을 지경이다. 장로교는 개신교에서 아주 미미할 정도로 수가 적다.


러시아 교회에 제자훈련이 태동하다
러시아에서 제자훈련은 선교사들에 의해서 시작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이하 CAL세미나)를 통한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다. 대개는 고(故) 옥한흠 목사나 제자훈련에 대한 좋은 평가를 듣고, 제자훈련 교재를 제자훈련이라 생각해 교재를 구해서 러시아어로 번역해 사용했지만 대부분은 열매를 맺지 못했다.
또한 CAL세미나에 참석했더라도 교회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선교지에서 고군분투하다 실패하고 결국 제자훈련을 멈추게 됐다. 내가 2006년경에 러시아 사역을 시작했을 때는 러시아 3~4개 지역에서 제자훈련을 시도했다가 열매를 맺지 못하고 끝나 버린 상태였다.
미주 국제제자훈련원은 2005년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을 미주 이민 교회에 많이 보급했고, 여러 교회에서 좋은 열매들을 맺었다. 그중 한 예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은혜교회다. 이 교회를 설립한 김광신 목사는 교회의 재정이 흔들릴 정도로 소련 선교에 열심을 내셨다.
그러다 이 교회에서 진행한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의 열매를 보고 내게 러시아어판 번역을 요청하셨다. 러시아어판이 없어 이에 대한 라이선스를 얻었는데, 그 주에 우리 둘째 아이가 죽었다. 그래서 나는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을 보급하는 일과 러시아에 제자훈련을 심는 일을 우리 아이가 주고 간 유업이라고 생각하며 사역하고 있다.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은 교회의 목회 토양을 갈고, 변화의 중요한 분기점을 만들어 주는 데에 아주 탁월하다. 그러나 제자훈련처럼 평생에 걸쳐 삶의 변화를 만들어 주기에는 구조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7주라는 짧은 기간의 한계를 뛰어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러시아 교회
앞서 말했듯 러시아 교회의 3분의 1이 오순절 계통의 교회다. 그런데 이 교회들이 러시아에 종교의 자유가 생긴 이래로 가파르게 성장을 하다가 약 10여 년 전부터 성장이 멈췄다. 그들은 왜 성장이 멈추는지 몰랐고, 또 어떻게 해야 회복될지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성도들의 변화하지 않는 삶에 대해 고민했다.
그동안 나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20여 곳을 다니면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가장 큰 규모의 교회는 오순절 교단의 교회였다. 그래서 주로 오순절 교단 교회에서 세미나를 열었는데,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과 제자훈련을 소개하는 세미나에 대한 러시아 목회자들의 반응은 ‘저것이 우리에게 없던 것’이라는 호응이었다.
주로 뜨거운 찬양, 은사 등이 주가 된 예배에서는 성도들이 그 분위기를 따라가면서 뜨거운 예배를 드릴 수가 있다. 그러나 평소의 삶에서 말씀을 통한 경건의 능력을 경험하는 것으로 연결되기 힘들다. 그래서 말씀 중심과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제자훈련이 러시아 성도들에게는 신선한 도전이었던 것이다.
한번은 세미나가 끝난 후 어떤 자매가 기도를 해 달라고 나를 찾아왔다. 무엇을 위해서 기도해 주기 원하는지 통역을 통해 물었다. 자매는 더 많은 성령의 은사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기도를 못 해 주겠다고 했다.
그 이유를 질문을 통해 설명했다. “비행기의 두 날개 중 한 날개만 계속 커지고 다른 날개는 그대로 있으면 비행기가 잘 날겠는가? 아니면 떨어지겠는가?” 자매는 당연히 떨어진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녀에게 다른 날개는 바로 말씀과 삶의 변화임을 이야기해 줬다. 물론 자매에게 기도는 해 줬다. 충격을 주기 위해서 못해 준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목회자들의 CAL세미나 참가
러시아 목회자들이 한국에서 하는 CAL세미나에도 참석을 했다고 들었다. 참석하게 된 경위는 잘 모른다. 그리고 내가 초대한 러시아 목회자들이 미주 CAL세미나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100명 조금 넘는 러시아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현재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외교 분쟁으로 인해 비자가 제한돼 있어 참석을 원하는 목회자들이 있으나 비자로 인해 참석이 어렵다. 작년에 총 45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는데, 겨우 14명만이 비자를 받아 참석할 수 있었다.
올해에는 많은 사람이 미리 포기했고, 그나마 20명 정도에게 초청장을 보냈는데 상황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이곳의 영사관 인터뷰 날짜를 잡을 수 없어서 중앙아시아의 미국 대사관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나는 두 가지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대부분의 러시아 목회자들은 미국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현재 미국의 문이 거의 닫혀 있어 한국 CAL세미나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하나는 러시아에서 CAL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다. 많은 제약이 있지만 선교 차원에서 추진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 교회에서의 제자훈련
처음에는 여러 선교사들이 고(故) 옥한흠 목사의 교재를 자신들이 개인적으로 번역해서 사용했다. 그러나 CAL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아 귀납적 성경공부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옥 목사의 제자훈련 교재는 굉장히 싱거울 수가 있다.
한 과에 있는 10~13개의 문제를 답 맞추기 하든지, 강의 형태로 진행한다면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을 뿐더러 삶에 도전이 전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옥 목사의 제자훈련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자훈련 교재를 구해 번역해서 사용했던 선교사들이 대부분 한 번 하고는 훈련을 접어 버린다. 제자훈련을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한 채 포기하는 것이다.
러시아 목회자들은 미주 CAL세미나에 100명 이상 참석했고, 한국 CAL세미나에도 비슷한 숫자가 참석한 것으로 짐작된다. 제자훈련의 씨를 뿌린 셈이다. 이제는 이 씨앗에 물을 주고 가꾸면서 싹이 나고 자라 열매 맺는 과정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 교회들과 동역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상호 신뢰가 중요하고 또한 열매를 보여 줘야 한다. 현재 제자훈련을 준비하는 여러 교회에서 제자훈련의 열매가 보일 때 수많은 러시아 교회들이 제자훈련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사할린 루가보예교회
사할린의 수도는 유즈노사할린스크인데, 이곳에 있는 루가보예교회에서 30대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제자훈련이 진행됐다. 이 젊은이들은 제자훈련 중간에 미주 평신도 비전 콘퍼런스(평신도를 위한 CAL세미나)에도 참석을 했다. 이 교회는 1993년에 이곳으로 파송받은 박용석, 박선희 선교사가 1995년 개척한 교회다.
이곳에서 제자훈련을 마친 젊은이들은 매주 루가보예교회에서 예배드리고, 북쪽으로 두어 시간씩 운전해 그곳에 있는 새로 개척된 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곤 했다. 이제는 제자훈련 받은 사람들 중에 세 명이 강도사나 집사로서 세 곳의 교회를 맡아 사역하고 있다. 사할린은 최남단에 있는 유즈노사할린스크 부근에 복음이 전해졌지만 북쪽은 복음의 불모지라고 할 수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프리아브라조마니예(변화산) 침례교회
이 교회의 에듀아르드 목사는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 세미나에 두 번씩이나 참석한 뒤 교회에서 이 캠페인을 진행해 큰 열매를 맛봤다. 이후 그는 다음 캠페인을 찾으려고 애썼다. 에듀아르드 목사와 나타샤 사모와 두 번에 걸쳐 이야기를 나눴다. 식당에서 3시간 동안, 집을 찾아가 2시간 정도 총 5시간에 걸쳐서 이야기를 나눴다.
에듀아르드 목사는 제자훈련에 대한 이해를 하고 올 가을부터 제자훈련을 하기로 결심했다. 미주 CAL세미나를 수년 전에 참석했음에도 쉽게 방향을 잡지 못했는데, 이제는 방향을 바로잡은 것이다.

튜멘 스비엣미루(세상의 빛) 교회
처음 이 교회에서 ‘목적이 이끄는 40일’ 캠페인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세르게이 담임목사를 알게 됐다. 그는 ‘비숍’(bishop)이다. 우리나라의 노회장과 같은 직분인데, 한번 비숍이 되면 계속 비숍으로 남는다. 그는 미주 CAL세미나에 2번 참석한 후 주변 목회자들과 자기 교회 목회자들에게 CAL세미나를 소개하고 참석하도록 권했다.
지난주에는 세르게이 목사가 직접 튜멘에 가서 9월 초에 2주, 그 이후에 2주, 총 4주 동안 그곳 목회자들과 평신도지도자들에게 제자훈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자체 제자훈련은 10월부터 실시한다.
이 교회는 25년동안 전형적인 오순절 교단의 사역을 하던 교회다. 그러나 세르게이 목사는 작년 25주년 기념 예배에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포했다. 그리고 2018년의 목표를 ‘성도들의 삶의 변화’라고 발표했다. 이 스비엣미루 교회와 세르게이 목사는 러시아 전역에 잘 알려져 있고, 대형 교회 목사들과의 연결이 잘돼 있다. 이 교회에서 제자훈련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면 러시아 전역에 많은 영향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제자훈련 열매를 위한 기도가 절실
러시아 교회는 현재 침체기를 벗어날 해법을 찾고 있다. 치우친 사역의 결과로 찾아온 영적 침체를 벗어나려는 영적 갈망이 제자훈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개신교는 많은 어려움에 부딪혀 있다. 전도나 집회에 대한 제약들이 점점 늘고 있다...

* 더 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18년 5월호에 있습니다.

Vol.224 2018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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